복어 이야기
- STORY 1 복어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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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의 간장과 내장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이 있다. 독성이 강한 종류는 한 마리에 성인 33명을 사망케 할 정도의 독성을 갖고 있다. 복어의 독은 생식선이나 간장 등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기관을 잘 제거하여 먹으면 위험하지 않다.
계절에 따라서도 독성이 변하는데 독성이 가장 강할 때 복어의 맛이 가장 좋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복어 독의 함량이 많을수록 복국이 시원하고 담백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복어 독인 테트로도톡신의 결정은 무색, 무미, 무취이기 때문에 복국의 맛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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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2
먹을 수 있는
복어의 종류 -
복어는 전 세계에 12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18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이 있어서 모든 복어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먹을 수 있는 종류는 자주복, 참복, 황복, 밀복, 까치복, 은복 등이다. 이중 자주복, 참복, 황복은 고급 어종에, 까치복, 밀복, 은복 등은 다소 하급 어종에 속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복어가 희귀해져서 까치복도 고급 어종에 속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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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3
복어, 어떤
요리가
맛있을까? -
복어는 손질 과정에 손이 많이 가지만, 정작 요리는 간단하다. 복어 자체의 담백한 맛을 살려내는 게 복요리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복어회는 보통 1~2mm 두께로 얇게 썰어낸다. 육질이 탄력 있고 질겨 두껍게 썰면 씹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얇게 회를 뜨는 이유가 복어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미식가들이 복요리의 최고로 꼽는 것에 복 이리가 있다. 수컷에서만 나오는 이리는 복어의 정소로, 소금을 뿌려 살짝 구워내는데 보통 고춧가루를 넣은 무 즙 등과 곁들여 본요리의 애피타이저로 먹는다. 이밖에도 복어냄비와 복튀김, 복어초무침, 복어죽 등도 별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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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4
복어 맑은탕,
한국식 VS
일본식 다른점 -
같은 복어맑은탕도 조리 방법에 따라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나뉜다. 한국식 복집에서 내놓는 복어맑은탕은 복어 머리를 곤 국물에 마늘과 콩나물, 미나리를 듬뿍 넣고 끓여 먹는다. 반면, 일본식 복집에서는 콩나물과 미나리를 넣지 않고 가다랑어(가쓰오부시) 국물로 담백하게 끓여낸다. 한국식 복어맑은탕이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라면, 일본식은 약간 달짝지근한 듯한 감칠맛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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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5
복어의
다른 이름 -
복어는 낚시나 그물에 걸려 물 위로 올라오면 배를 잔뜩 부풀리는 습성 때문에 성질을 잘 내는 물고기란 뜻의 진어(嗔魚), 기포어 (氣泡魚) 또는 폐어(肺魚), 구어(毬魚)라고 불렸다. 일본에서는 후구(河豚=布久)라고 부르는데 이는 복어가 물 위로 떠오를 때 표주박(후쿠베)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황복을 하돈(河豚) 또는 강돈(江豚)이라고 하는데 산란기에 양쯔 강이나황허(黃河)에 나타나 돼지 울음 같은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서양에서도 배를 부풀려 둥근 공처럼 된다고 해서 글로브 피시(Globe Fish) 또는 퍼퍼 피시(Puffer Fish)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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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6
복어,
언제부터
먹었을까? -
2000여 년 전 패총에서 복어 뼛조각이 발견되었고 중국의 고서 <산해경>에도 “폐어를 먹으면 사람이 죽는다”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의 한방서에도 복어에 관한 자세한 기록이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하돈(河豚)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허한 것을 보하고 습한 기운을 없애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한다”고 효능을 소개했다.
“그러나 맛은 좋지만 제대로 손질하지 않고 먹으면 죽을 수 있다”고 위험성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